[에세이-희망과 배려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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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08-07-23 조회4,407회본문
별무리 지는 새벽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많은 일들이 내내 마음속 깊은 곳을 부유하는 시간.
의사이기 전에 인간인 관계로 감정의 편차가 만드는 사람들과의 불편한 관계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오래전 일입니다.
터미널에서 표를 사기 위해 서울가는 시간이 있는지 물었을 때 창구안의 아가씨는 눈을 마주치는 일도 없고, 미소도 없고, 목소리의 톤도 없이 참으로 쌀쌀맞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더군요.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에서 내내 마음피 편치 않았고 왜 저럴까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참으로 우연히 근무하던 병원에 그 아가씨(사실은 새댁)가 내원하였습니다. 이름이 독특하여 한번에 알아보았지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된 불친절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처음 입사하여 근무할 때는 의욕과 친절로 시작하였지만, 이내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분들로 인해 너무도 많은 상처를 받게 되었다고 하네요.
반말하는 젊은 여자, 돈을 던지고 가버리는 군인,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아저씨, 스스로 말한 시간으로 된 표가 잘못되었다고 욕하는 할머니......
낙숫물에 댓돌이 패인다고 창구의 직원은 이내 스스로를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말만 하게 되고, 해야 할 일만 하게 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임신도 되지 않고, 위염까지 생겨 고생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제가 가지고 있던 것들 중 일부는 선입견이나 편견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
머리속으로 이해는 가지만 받아들이기엔 버거운 것들이 존재하는, 바로 이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실제 세상이겠지요.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위로받고 싶고, 위안받고 싶고, 기대고 싶을 때 곁을 내어주는 언덕위의 소나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러기에 세상은 아직 충분히 행복하지도 않고, 충분히 미래가 확실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10년 전에도, 오늘도, 그리고 10년후에도 늘 부족하고 불안한 것이 삶이기에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희망과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례 하나]
오랫만에 전화를 걸었는데 친구는 유쾌하게 전화를 받습니다.
점심을 먹고 있다고 하는 친구의 음성에 섞여있는 것은 꽤 많아 보이는 여자들의 즐거운 수다와 웃음.
아들 유치원 모임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왠지모를 벽이 느껴집니다.
중학교 때부터 나를 좋다고 따라다녔고, 키도 얼굴도 모든 면에서 나보다는 나은 것이 없던 친구인데 오늘 그 전화속의 목소리에는 행복함이 묻어있습니다.
나에게 없는 것 딱 하나 때문에 난 또 혼자만의 열등감으로 괴로워지기 시작합니다.
결혼식 때 던졌던 부케가 화살이 되어 내 등을 찔러대는 느낌.
난 과연 무엇을 잘못해서 천형같은 상황에 빠져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길이 없습니다.
그다지 잘 살진 못했지만 아빠나 엄마 모두 늘 사랑으로 대해주셨고, 나 또한 그럴 처지도 못되었긴했지만 사치도 하지 않았고, 부모님 말씀 잘 들었고 바로 잘 자라 결혼도 좋아하는 사람과 했는데 어느 날 시간이 하루 하루 가기 시작하더니 이상스러운 불안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년이 가고 이년이 가도 우리 사이엔 아기가 없다는 사실과 이를 지켜보는 시댁의 기다림, 엄마의 속앓이......
남편은 아기가 뭐 중요하냐며 아무렇지 않은 듯 하지만 총각 때부터 조카들을 누구보다 더 귀여워했던 사람임을 알기에 그 말은 그저 나를 위한 배려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름하늘은 더운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고 햐얀 구름이 흩어지는 오후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울한 여름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가고, 비속에 잠기는 것은 그저 더위만은 아닙니다.
마음속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 더 두려운 2008년의 여름이 하루 하루 가고 있습니다.
누구의 이야기일까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늦게 결혼한 부부, 인연이 그 뿐이라 이혼 후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부부, 사고로 아이를 잃고 다시 도전하는 슬픈 부부, 남편과 수많은 이유로 주말에, 또는 월에 한 번 보는 부부......
힘든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광주에 내려와서 환자를 보기 시작한지 이제 2년 3개월째가 됩니다.
그 동안 수많은 분들이 성공의 기쁨을 맛보았지만, 아직도 해결해 드리지 못한 분들도 계시고 새로 시작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씀만으로는 위안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해결되지 않은 부부들께 가지는 죄송스러움은 금할 길이 없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불임은 질병이 아닙니다. 극복해야할 상황인 것이지요.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오래전 나를 가장 기쁘게 했던 것들 때문에 오늘 가장 슬퍼하고 있지만, 오늘 가장 슬퍼했던 것들로 인해 미래에 어느 날 가장 기뻐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모두들 힘 내시고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
해결하지 못한 많은 일들이 내내 마음속 깊은 곳을 부유하는 시간.
의사이기 전에 인간인 관계로 감정의 편차가 만드는 사람들과의 불편한 관계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오래전 일입니다.
터미널에서 표를 사기 위해 서울가는 시간이 있는지 물었을 때 창구안의 아가씨는 눈을 마주치는 일도 없고, 미소도 없고, 목소리의 톤도 없이 참으로 쌀쌀맞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더군요.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에서 내내 마음피 편치 않았고 왜 저럴까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참으로 우연히 근무하던 병원에 그 아가씨(사실은 새댁)가 내원하였습니다. 이름이 독특하여 한번에 알아보았지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된 불친절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처음 입사하여 근무할 때는 의욕과 친절로 시작하였지만, 이내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분들로 인해 너무도 많은 상처를 받게 되었다고 하네요.
반말하는 젊은 여자, 돈을 던지고 가버리는 군인,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아저씨, 스스로 말한 시간으로 된 표가 잘못되었다고 욕하는 할머니......
낙숫물에 댓돌이 패인다고 창구의 직원은 이내 스스로를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말만 하게 되고, 해야 할 일만 하게 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임신도 되지 않고, 위염까지 생겨 고생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제가 가지고 있던 것들 중 일부는 선입견이나 편견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
머리속으로 이해는 가지만 받아들이기엔 버거운 것들이 존재하는, 바로 이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실제 세상이겠지요.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위로받고 싶고, 위안받고 싶고, 기대고 싶을 때 곁을 내어주는 언덕위의 소나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러기에 세상은 아직 충분히 행복하지도 않고, 충분히 미래가 확실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10년 전에도, 오늘도, 그리고 10년후에도 늘 부족하고 불안한 것이 삶이기에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희망과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례 하나]
오랫만에 전화를 걸었는데 친구는 유쾌하게 전화를 받습니다.
점심을 먹고 있다고 하는 친구의 음성에 섞여있는 것은 꽤 많아 보이는 여자들의 즐거운 수다와 웃음.
아들 유치원 모임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왠지모를 벽이 느껴집니다.
중학교 때부터 나를 좋다고 따라다녔고, 키도 얼굴도 모든 면에서 나보다는 나은 것이 없던 친구인데 오늘 그 전화속의 목소리에는 행복함이 묻어있습니다.
나에게 없는 것 딱 하나 때문에 난 또 혼자만의 열등감으로 괴로워지기 시작합니다.
결혼식 때 던졌던 부케가 화살이 되어 내 등을 찔러대는 느낌.
난 과연 무엇을 잘못해서 천형같은 상황에 빠져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길이 없습니다.
그다지 잘 살진 못했지만 아빠나 엄마 모두 늘 사랑으로 대해주셨고, 나 또한 그럴 처지도 못되었긴했지만 사치도 하지 않았고, 부모님 말씀 잘 들었고 바로 잘 자라 결혼도 좋아하는 사람과 했는데 어느 날 시간이 하루 하루 가기 시작하더니 이상스러운 불안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년이 가고 이년이 가도 우리 사이엔 아기가 없다는 사실과 이를 지켜보는 시댁의 기다림, 엄마의 속앓이......
남편은 아기가 뭐 중요하냐며 아무렇지 않은 듯 하지만 총각 때부터 조카들을 누구보다 더 귀여워했던 사람임을 알기에 그 말은 그저 나를 위한 배려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름하늘은 더운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고 햐얀 구름이 흩어지는 오후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울한 여름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가고, 비속에 잠기는 것은 그저 더위만은 아닙니다.
마음속의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 더 두려운 2008년의 여름이 하루 하루 가고 있습니다.
누구의 이야기일까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늦게 결혼한 부부, 인연이 그 뿐이라 이혼 후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부부, 사고로 아이를 잃고 다시 도전하는 슬픈 부부, 남편과 수많은 이유로 주말에, 또는 월에 한 번 보는 부부......
힘든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광주에 내려와서 환자를 보기 시작한지 이제 2년 3개월째가 됩니다.
그 동안 수많은 분들이 성공의 기쁨을 맛보았지만, 아직도 해결해 드리지 못한 분들도 계시고 새로 시작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씀만으로는 위안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해결되지 않은 부부들께 가지는 죄송스러움은 금할 길이 없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불임은 질병이 아닙니다. 극복해야할 상황인 것이지요.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오래전 나를 가장 기쁘게 했던 것들 때문에 오늘 가장 슬퍼하고 있지만, 오늘 가장 슬퍼했던 것들로 인해 미래에 어느 날 가장 기뻐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모두들 힘 내시고 여름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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