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00일도 남지 않은 2011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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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11-09-28 조회4,678회본문
올 해는 그래도 경제가 나아지면서 한결 가볍게 시작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것이 세상사라고 일본에서 원전이 쓰나미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고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갔습니다.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라는 책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지요.
날씨 또한 예측불허였습니다.
여름 내내 비가 왔고, 산이 무너지고, 강남대로가 물에 잠기는 난리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가을이 왔네요.
정현종 님의 시가 생각납니다.
'갈수록 일월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가 안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그렇습니다.
스무살짜리 청년보다 마흔살이 되면 더 고결해지고 더 성숙해지고,
더 안정적이 되어갈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세상에 많은 일들에 치이고, 바라는 일에 걱정이 생기고, 실패한 일로 상심하며,
다시 시도하기전엔 두려움이 앞섭니다.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어깨의 짐은 무거워지고, 일상의 늦은 오후는 그래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마감하기 쉽상입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품에 자랄 때는 몰랐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하나 둘
생기고,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가슴앓이하며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 놓일 때
우린 그제서야 세상이 만만한 곳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됩니다.
부모님이 대신 해줄수도 없고, 어느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일들을
만나게 되면, 온통 나만이 혼자 멍에처럼 이 힘든 짐을 져야하는 지
분노가 치밀기도 하지요.
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각기 자신의 상황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시디즘에는 "슬픔의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누구나 하늘나라에 있는 커다란 슬픔의 나무 밑으로 가게
되어있는데
그 나뭇가지에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겪은 고통과 블행한 일들을 걸어
놓게 됩니다.
그렇게 한 다음 천천히 그 나무 주위를 돌면서 자신이 나뭇가지에 건 것보다
덜 불행하고 덜 고통스러워 보이는 인생이 있으면 그것을 자신의 것과
바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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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국에는 다른 어떤 사람의 것보다 자신의 불행과 고통을
선택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봐도 자신의 인생이 그래도 덜 불행하고 덜 고통스럽다고 판단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각각의 사람은 그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한결 더 지혜로워져서 슬픔의
나무 밑을 떠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우리 스스로의 시선만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자신의 불행과
고통이 가장 커보이는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100일도 남지 않은 2011년의 가을이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녹록치 않은 인생 여정 중 어느 길에 서 계신가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아가를 만나는 여행을 하고 계신 부부들께 내 년
가을에는 원하시는 결실의 순간이 반드시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불안하고 초조함보다는 미래에 일어날 사실을 믿고 고요한 아침바다와
같은 평화를 마음속에 담아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일임에 틀림없지만 그러한 온화한 기다림만이 원하시는 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태어나고, 자라고, 그래서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 언젠가는
그 아이들이 우리 키보다 커버려 품에 안지 못할 날이 오게 되고, 그래서
또 그 아이들과 이별을 하고, 사랑하는 배우자와도 결국은 이별을 하고,
그 자신마져도 별 너머의 먼지로 사라질 운명입니다.
제가 해야할 일은 이러한 평범한 일상을 아직은 준비만 하고 계신 부부들에게
그 빛나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은 그저 똑같은 그 인생이라는 길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다들 힘 내시고 만나뵙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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