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기적같은 임신, 그리고 기쁨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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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07-11-09 조회4,944회본문
지난 두어 달간 본원에서 일어났던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본원은 난임부부들에게 임신의 기쁜 결실을 안겨드리려 노력하는 난임 전문 병원입니다.
그러다보니 늘 임신은 그저 일상적인 것이려니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사실 저를 포함한 병원 직원 모두는 한 분 한 분의 임신에
너무도 기쁘고 감사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답니다. 저희 간호사들 역시 이 글을 읽어볼 것이기에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사실만을 적어야 겠지요.
작년에 본원을 찾아왔던 유00님은 1961년생이셨습니다. 한국나이로 46세, 만 44에 해당하는 임신이 결코 쉽지 않은 나이였지만 간절히 간절히 아기를 원하는 모습에서 유00님이 지난 세월 허비했던 수많은 노력들에 합당한 결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습니다.
수치가 나왔다가 유산되버렸을 때에는 너무도 아쉽고, 안타까웠지만 4번째 시험관아기시술에 결국 쌍둥이를 임신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지방에서 몇 년간 인공수정을 한다고 허비한 시간, 대학병원에서 시도조차 못하면서 허비한 시간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자, 생각해보면 그리 길지도 않은 인생에서 환하고 따스한 햇살 한번쯤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희망을 발견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유00님께서 본원 행복사진첩에 올린 사진속의 아가들은 그저 평온하고, 평화롭습니다. 세상에 신이 있다면 평화와 절대적인 사랑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겠지요.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 전합니다.
박00님은 서울 분입니다. 1963년 생이니 이 분 역시 적은 나이가 아니지요.
동생이 광양에 사는 관계로 저희병원을 찾았습니다. 동생이 기증한 난자를 이용해 임신 시도를 하려는 것이었는데 동생의 나이도 적지 않다보니 고작 1개의 난자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한 개가 소중한 생명이 되어 임신에 성공하였습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일로는 아직 아기집까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지만 언니가 나이 30에 조기폐경되어 동생의 난자를 기증받았는데 과배란을 해보니 동생 역시 문제가 있어 윗 분과 마찬가지로 1개의 난자를 얻어 이식, 3차 피검사까지 통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눈물어린 고통의 시간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이런 기적과 같은 일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제 며칠내에 초음파검사를 해보면 예쁜 아기집을 확인할 수가 있겠지요. 부디 잘 유지하시길 바래봅니다.
본원에 현재 입원해 계신 세 분 중 두 분 역시 기적과도 같은 임신에 성공하였습니다.
이00님은 나이는 아직 젊지만 선천적으로 자궁이 너무도 심한 후굴이어서 이식관 삽입이 어려워 자궁경수술을 세 번이나 시행했습니다.
글이야 쉽게 세 번, 네 번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기간이 결코 짧지 않았고, 시험관아기시술에 한 번 실패한 후 다시 자궁경수술을 할 때에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성공적으로 수술이 마무리 되었고, 다시 용기를 내어 시험관아기시술을 실시, 임신에 성공해서 7주 정도 되었지만 이 번에는 질출혈이 생겨 절박유산의 가능성이 높아 입원하였습니다. 현재 면역치료를 받으시고 안정적으로 유지중입니다. 꼭 유지하셔서 예쁜 아가를 만나보시길 기원합니다.
다른 한 분은 난포가 잘 자라지 않는 저반응군이시고 몇 번의 시도를 하였지만 수치가 1300까지 올라갔다가 유산되어 버리는 등 아픔이 컸습니다. 늘 제게 씩씩하고 밝은 웃음을 보여주셨지만, 그 마음속 깊은 눈물과 고통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남편분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늘 아내에게 위로와 내일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여 주었고, 10월 초 생리가 있고, 아직까지 생리가 없으면서 연하게 비치기만 한다는 전화를 주셨습니다.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방문을 권유하였고, 질초음파를 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선명한 아기집과 난황낭이 보이는 임신 5주6일의 환희가 펼쳐진 것이지요.
눈물을 보여야 꼭 우는 것일까요?
믿을 수 없는 일에 믿을 수 없는 얼굴로 수차례 제게 "원장님 농담이시죠?" 하며 반문하던 박00님은 초음파를 보고도 믿질 못하고 한참을 스스로에게 찾아온 기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묻는 사람이 있다면, '긍정의 힘'이 무엇이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바로 어제 저녁에 저희병원 초음파실에서 일어났던 드라마나 영화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대개의 실패는 그 스스로 포기하는 데 있다'는 잠언의 이야기가 문득 떠 오릅니다.
우리는 언제, 대체 언제쯤 이 고난이 끝나고 그렇게 원하고 바라는 아가를 품에 안아볼 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신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한 번쯤 원하는 일이 눈 앞에 펼쳐질 아름다운 날이 꼭 올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3일 전의 일입니다.
옆 불임병원에서 작년에 복강경수술을 한 결과 양쪽 나팔관이 막혔고 뚫는데는 실패해서 시험관아기시술외에는 대안이 없어 한 번(정확이 기억나진 않습니다.) 시험관아기시술을 했으나 임신이 되지 않아 여러 가지 이유로 본원으로 옮긴 분이 내원하셨습니다.
생리도 불규칙하다고 하여 시험관아기시술을 하기로 하고, 먼저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는데 초음파 화면속에는 기적과도 같은 아기집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수가 있을까요? 나팔관이 막히고, 시험관 시술을 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분이 자연임신을 해서 오신 것 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맡겨진 일은 고통의 하루하루를 아가를 기다리며 보내는 부부들에게 그 결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자연임신을 했으니 가장 저를 도와준 분이 바로 이런 분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불임의사로 살다보면 어느 날부터인가는 병원 경영이 주가 아니게 된답니다. 행복하기 위해, 도움을 받기 위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분들이 스스로 원하는 결실을 가지고 병원을 '시원섭섭'하게 떠나는 것이 제가 해야할, 제게 맡겨진 소명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행여 더 좋은 약을 쓰고 난자는 전보다 더 적게 나와 서운하고 허망하더라도, 5일 배양을 하기로 하고 3일배양으로 바꿔서 시술해 마음 아프더라도 우리 모두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의사가 다루는 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생명입니다. 기계처럼 정확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살아있는 생명입니다. 그러므로 불가항력적인,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들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미리 살피고 염려하여 설명드린다 하고 있지만 사람의 일이라 완벽히 한다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이야기 일 것입니다. 실망감과 허탈함이 밀려오더라도 저와 저희 의료진 모두를 믿고, 긍정의 힘으로 마음을 채우고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보도록 해야 할 것 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임신에 성공한 모든 분들께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아직 성공하지 못해 애태우는 분들께는 꼭 아가를 품에 안아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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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것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적절한 시간을 기다리고 기회의 때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등,
우리의 삶은 수많은 기다림의 연속 속에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기다림 속에서 꾸준한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경우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어느 정도 기다리다 보면 지치게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기다림은 아름답고 슬프다.
그렇지만 사랑을 가진 기다림은 지치지 않는다.”는
서양의 격언처럼,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에게
유일한 힘의 원천은, 바로 그 기다림에 대한
희망과 그 기다리는 대상에 대한 사랑일 것입니다.
희망이 없다면 그 어떤 것도 기다릴 힘을 얻지 못할 것이며,
그 대상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기다리고 싶은
마음도 갖지 못할 것입니다.
기다림이란 그 사람이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떤 대상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마음의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가톨릭마리아사랑넷의 오늘의 복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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