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절망속에서 희망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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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07-04-18 조회4,231회본문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정말 죽도록 사랑했고, 마음을 다해 사랑했고, 해가 지고 밤이 깊어 헤어지는 골목의 그 시간이 너무도 싫어 결혼을 했습니다.
‘인생은 길고 로맨스는 짧다’는 어느 광고카피처럼 여느 부부와 다를게 없는 현실이 그네들앞에 놓여 있었고, 그 현실은 당장 아기를 가질 수 없도록 부부를 몰고 갔습니다.
직장에서의 밀린 업무와 대학원 진학.
두 가지 모두 놓치기엔 아까운 것들이거나 조금만 더하면 마무리가 되는 것이었기에 부부는 기꺼이 피임하는 쪽을 택했고, 그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의 약속과는 달리 길어지고 있음을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모든 일은 완벽하게 정복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돈은 벌면 더 벌어야하고, 일은 하다보면 그 양이 더 늘어나고, 직위도 명예도 지키고 키워가는데에는 더 많은 시간과 정력의 투자가 필요한 법이지요.
3년이 흘렀습니다.
시어머니는 이제 아기를 가질 때가 되지 않았느냐면서 내심 기다리셨다는 것을 표현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남편도 마찬가지로 더 늦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임신시도를 하기로 하고, 루프를 빼러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자궁상태도 좋고, 난소도 좋고......”
온통 좋다는 말 뿐이었고, 부부 역시 당연히 좋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나쁠만한 것이 없으니 임신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한 것이기도 했구요.
두 달간의 시도 끝에 아내는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기쁘기도 하였지만, 회사를 그만두기가 아쉽고, 그동안 공들여왔던 업무를 엉뚱한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 것이 마음 상하기도 하였지만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여성의 몫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접을 각오를 하던 날, 배가 심하게 아파오면서 출혈이 시작되었고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자궁외임신이었습니다.
복강경수술을 하고 한쪽 나팔관이 없는 상태가 되자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여유만만한 상황이 아님을 느낍니다.
의사는 한쪽으로도 얼마든지 임신이 가능하다며 위로를 건넵니다.
퇴원을 하고, 아내는 유착을 방지하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에 따라 산책도 하고, 헬스클럽에도 다니면서 몸 만들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세 달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생리를 거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 불에 덴 아이가 불 곁에 가지 않으려 한다는 속담처럼 불현듯 그녀는 자궁외임신을 떠 올립니다. 병원에 내원한 그녀는 이런 저런 검사를 받고, 혈액검사를 되풀이하고 마침내 너무도 확률낮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말을 듣게 됩니다.
반대편 나팔관에 다시 자궁외임신이 되었던 것이죠.
‘하늘이 무너진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아내는 너무도 허탈해 집니다. 버겁고 고통스럽기는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수술방으로 향하는 아내를 바라보다 남편은 이 상황이 새삼 이해할 수가 없어집니다.
‘도대체 왜 내게,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담배 연기는 허공에 퍼지고, 남편의 마음속 상심은 땅에 떨어져 흩어집니다.
일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여전히 부부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시험관아기시술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제 다시 용기를 내어보려고 합니다. 두렵고 힘든 길이지만 가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해볼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주사를 맞고, 초음파를 보는 오늘.
실패에 대한 불안함과 성공에 대한 기대가 마음속을 유성처럼 교차해 가는 순간 순간, 부부는 서로의 손을 꼭 잡습니다.
남편은 말 합니다
“ 우리 안 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그래도 최소한 우리 둘은 여기 그대로 있잖아. ”
아내는 이번 주 금요일에 있을 난자채취를 생각하니 잠이 오질 않습니다.
처음 하는 것이라 아프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많이 나오지 않으면 어쩔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녀는 꿈을 꿉니다.
파란 하늘이 보이고, 행복하게 웃는 남편과 자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파트 앞 놀이터에 아기가 놀고 있습니다. 벤치에 앉은 부부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봄 날의 일요일 오후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꿈에서 깨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새벽녘 행복을 향한 꿈에 젖어있고, 시간은 금요일을 향해 달려갑니다.
사실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자궁외임신으로 나팔관을 잃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양쪽 나팔관을 그렇게 없애버려서 결국 시험관아기를 해야한다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결코 쉽지 않은 현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요?
남들의 행복과 남들의 상황을 부러워하지만, 다들 들춰보면 말 못할 사연들 하나쯤 가지고 가는게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윗 글의 부부들처럼 시술을 기다리고, 혹은 결과를 기다리고, 혹은 수술날짜를 받아놓고 불안함과 서글픔에 잠 못이루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 이렇게 생각했으면 합니다.
분노와 수용, 고통과 기쁨 모두 근원은 같은 것입니다.
어떤 것이 기쁨을 준다면 그 것은 똑같은 크기의 슬픔을 주기도 합니다. 반대로 지금 이 상황이 너무도 큰 슬픔과 고통을 주고 있다면 적어도 이 분량 만큼의 기쁨과 행복은 반드시 찾아 옵니다. 조바심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몸서리 처지는 오늘 밤, 부푼 가슴을 안고 신혼여행을 떠나던 그 날을 생각해 보세요. 결혼이라는 기쁨이 과연 오늘 슬픔만을 준 것일까요? 더 길게보면 오늘의 슬픔과 힘든 여행의 종착역에는 딱 그만큼의 행복이, 결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편치않는 마음과 두려움에 흔들리는 눈동자로 영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밤이면, 이게 현실이라면 이겨 낼 힘이 나에게 남아있다는 확신으로 무너진 당신의 에너지를 다시 충전해야 합니다. 우리는 긍정의 힘을 믿으니까요.
벌써 4월도 절반이 가버렸습니다.
벚꽃잎이 일주일새 피었다 그 하얀 잎을 눈처럼 날리고 가버린 오늘.
우리 병원에 오셔서 희망과 삶에 대해 꿈꾸는 모든 부부들에게 5월은 이제 기다리는 다른 아이들의 ‘어린이 날’이 아니라 장난감을 사고, 놀이공원의 할인쿠폰을 모으며 즐겁게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의 ‘어린이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 하기에......
광주 미래와희망 산부인과 원장 김동원.
정말 죽도록 사랑했고, 마음을 다해 사랑했고, 해가 지고 밤이 깊어 헤어지는 골목의 그 시간이 너무도 싫어 결혼을 했습니다.
‘인생은 길고 로맨스는 짧다’는 어느 광고카피처럼 여느 부부와 다를게 없는 현실이 그네들앞에 놓여 있었고, 그 현실은 당장 아기를 가질 수 없도록 부부를 몰고 갔습니다.
직장에서의 밀린 업무와 대학원 진학.
두 가지 모두 놓치기엔 아까운 것들이거나 조금만 더하면 마무리가 되는 것이었기에 부부는 기꺼이 피임하는 쪽을 택했고, 그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의 약속과는 달리 길어지고 있음을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모든 일은 완벽하게 정복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돈은 벌면 더 벌어야하고, 일은 하다보면 그 양이 더 늘어나고, 직위도 명예도 지키고 키워가는데에는 더 많은 시간과 정력의 투자가 필요한 법이지요.
3년이 흘렀습니다.
시어머니는 이제 아기를 가질 때가 되지 않았느냐면서 내심 기다리셨다는 것을 표현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남편도 마찬가지로 더 늦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임신시도를 하기로 하고, 루프를 빼러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자궁상태도 좋고, 난소도 좋고......”
온통 좋다는 말 뿐이었고, 부부 역시 당연히 좋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나쁠만한 것이 없으니 임신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한 것이기도 했구요.
두 달간의 시도 끝에 아내는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기쁘기도 하였지만, 회사를 그만두기가 아쉽고, 그동안 공들여왔던 업무를 엉뚱한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 것이 마음 상하기도 하였지만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여성의 몫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접을 각오를 하던 날, 배가 심하게 아파오면서 출혈이 시작되었고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자궁외임신이었습니다.
복강경수술을 하고 한쪽 나팔관이 없는 상태가 되자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여유만만한 상황이 아님을 느낍니다.
의사는 한쪽으로도 얼마든지 임신이 가능하다며 위로를 건넵니다.
퇴원을 하고, 아내는 유착을 방지하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에 따라 산책도 하고, 헬스클럽에도 다니면서 몸 만들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세 달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생리를 거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 불에 덴 아이가 불 곁에 가지 않으려 한다는 속담처럼 불현듯 그녀는 자궁외임신을 떠 올립니다. 병원에 내원한 그녀는 이런 저런 검사를 받고, 혈액검사를 되풀이하고 마침내 너무도 확률낮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말을 듣게 됩니다.
반대편 나팔관에 다시 자궁외임신이 되었던 것이죠.
‘하늘이 무너진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아내는 너무도 허탈해 집니다. 버겁고 고통스럽기는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수술방으로 향하는 아내를 바라보다 남편은 이 상황이 새삼 이해할 수가 없어집니다.
‘도대체 왜 내게,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담배 연기는 허공에 퍼지고, 남편의 마음속 상심은 땅에 떨어져 흩어집니다.
일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여전히 부부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시험관아기시술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제 다시 용기를 내어보려고 합니다. 두렵고 힘든 길이지만 가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해볼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주사를 맞고, 초음파를 보는 오늘.
실패에 대한 불안함과 성공에 대한 기대가 마음속을 유성처럼 교차해 가는 순간 순간, 부부는 서로의 손을 꼭 잡습니다.
남편은 말 합니다
“ 우리 안 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그래도 최소한 우리 둘은 여기 그대로 있잖아. ”
아내는 이번 주 금요일에 있을 난자채취를 생각하니 잠이 오질 않습니다.
처음 하는 것이라 아프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많이 나오지 않으면 어쩔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녀는 꿈을 꿉니다.
파란 하늘이 보이고, 행복하게 웃는 남편과 자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파트 앞 놀이터에 아기가 놀고 있습니다. 벤치에 앉은 부부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봄 날의 일요일 오후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꿈에서 깨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새벽녘 행복을 향한 꿈에 젖어있고, 시간은 금요일을 향해 달려갑니다.
사실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자궁외임신으로 나팔관을 잃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양쪽 나팔관을 그렇게 없애버려서 결국 시험관아기를 해야한다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결코 쉽지 않은 현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면서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요?
남들의 행복과 남들의 상황을 부러워하지만, 다들 들춰보면 말 못할 사연들 하나쯤 가지고 가는게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윗 글의 부부들처럼 시술을 기다리고, 혹은 결과를 기다리고, 혹은 수술날짜를 받아놓고 불안함과 서글픔에 잠 못이루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 이렇게 생각했으면 합니다.
분노와 수용, 고통과 기쁨 모두 근원은 같은 것입니다.
어떤 것이 기쁨을 준다면 그 것은 똑같은 크기의 슬픔을 주기도 합니다. 반대로 지금 이 상황이 너무도 큰 슬픔과 고통을 주고 있다면 적어도 이 분량 만큼의 기쁨과 행복은 반드시 찾아 옵니다. 조바심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몸서리 처지는 오늘 밤, 부푼 가슴을 안고 신혼여행을 떠나던 그 날을 생각해 보세요. 결혼이라는 기쁨이 과연 오늘 슬픔만을 준 것일까요? 더 길게보면 오늘의 슬픔과 힘든 여행의 종착역에는 딱 그만큼의 행복이, 결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편치않는 마음과 두려움에 흔들리는 눈동자로 영 잠이 올 것 같지 않은 밤이면, 이게 현실이라면 이겨 낼 힘이 나에게 남아있다는 확신으로 무너진 당신의 에너지를 다시 충전해야 합니다. 우리는 긍정의 힘을 믿으니까요.
벌써 4월도 절반이 가버렸습니다.
벚꽃잎이 일주일새 피었다 그 하얀 잎을 눈처럼 날리고 가버린 오늘.
우리 병원에 오셔서 희망과 삶에 대해 꿈꾸는 모든 부부들에게 5월은 이제 기다리는 다른 아이들의 ‘어린이 날’이 아니라 장난감을 사고, 놀이공원의 할인쿠폰을 모으며 즐겁게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의 ‘어린이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 하기에......
광주 미래와희망 산부인과 원장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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