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삶의 또 다른 가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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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18-07-02 조회2,102회본문
삶은 때론 깊숙이 다른 누군가의 영혼과 연관되어 있곤 한다.
버려진 개 한 마리가 다시 입양이 되는 것도, 안락사를 당하는 것 조차도 깊은 사랑과 연민의 힘이 닿았는지에 달려있다.
가족의 질병은 그 사람의 영혼과 진하게 연결된 수많은 다른 가족들을 아프게 한다. 누군가 아프고 힘들어 일상에서 이탈하게 되면 우리에겐 그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 따위는 없기 때문이다.
좋은 차를 타고 다는 것도, 좋은 집에 사는 것도, 아이를 유리한 환경에서 교육시키는 것도 다 좋은 일이다. 골프를 잘 쳐서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 것도 박수를 보낼 일이다. 유수의 학회지에 등재되는 훌륭한 논문을 쓰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다. 박사가 되고, 총장이 되고, 고위 공직자가 되어 집안과 가문을 빛내고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울 업적을 쌓는 것도 멋진 일이며, 부러운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콜레스트레롤 수치나 혈당수치, 고혈압, 당뇨 등 지병이 있는 지 여부, 정신적 건강함이나 보편적 가치관을 견지하고 사는 지의 여부 등으로 대회를 연 적은 없다.
속된 말로 세상에 오는 것은 순서대로지만, 가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자신과 자신으로 인해 존재하고, 커가는 다른 영혼들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쟁과 성공을 위한 노력의 틈 사이로 보이는 희미한 손짓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 손짓은 건강을 돌아보는 것이며, 특히 정신적으로 온화하게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되었는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또한 중독된 모든 것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자가 딛고 서있는 위치에서 무언가 선의로 한 일, 또는 더 많은 다수를 위해서 시작한 일, 또는 그렇게 겉으로 포장된 것들으로 인해 박탈의 서러움으로 우는 이가 있는지 살피는 것일 것이다.
영화 ‘생존자들(Against the sun, 2014)'는 생존영화다.
2차 세계대전에서 전투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던 세 군인이 추락하여 작은 구명보트를 타고 37일간 바다에서 견딘 실화를 다루고 있다.
많은 갈등과 죽음의 공포와 굶주림과 화상, 고독과 절망의 바다에서 세 주인공 중 하나가 이렇게 말한다.
“계획은 인간이 하지만, 결정은 신이 하는 것이야”
오늘 하루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고통을 견디는가.
이루려는 자는 불확실성이 무섭고, 이룬 자는 그 높이의 저급함에 서운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에 두려움이 일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늘 삶은 그래왔다.
우리가 무엇에 기대어 고통을 견디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이제는 해야 할 때다.
나는 오늘 아침 갑자기 출근길에서 사라진 길과 새로 생긴 우회로와 그 길로 접어들기엔 너무 짧은 좌회전 신호까지의 거리와 절대, 결단코 비켜주지는 않으리라 각오를 다지며 앞차와의 간격을 무려 1mm(?)로 운전하시는 택시기사님을 한꺼번에 만났다.
순간 앞차와 택시가 한 몸인줄 알았으니 내 차가 좌회전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여 이리저리 떠밀려 여기가 어딘지 모를 곳까지 가고 말았다.
그 택시가 내 앞에서 우회전 깜박이를 켜는 순간 나는 분노의 경적을 울려대고야 말았다.
나는 아직 화를 조절하거나 승화시킬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인생의 초심자인가 하였다.
“고통을 견디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나를 이기는 길을 찾은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무엇이던 용서했던 자아를 이제 드디어
밀어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들의 눈물 앞에서 감히
위로를 하려했던 나를 열거워 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삶을 순간 순간 보고 판단한 나머지
어리석게도 긴 흐름 따윈 있는지도 몰랐었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곧 잘 입에 올리면서
행 간의 의미를 곡해하곤 했던 것이다
고통을 견디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고도 많은 것을 주장할 수 있음을 아는 것과 같다
삶을 이제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광주미래와희망 산부인과 원장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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