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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에세이]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을 넘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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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20-11-26 조회707회

본문

이제 차가운 늦가을의 새벽비가 그치고 나면 잿빛구름과 함께 또 한 번의 겨울이 찾아올겁니다. 지나간 시간들 속에는 따스했던 겨울도, 우울했던 겨울도, 슬펐던 그래서 많이 힘들었던 겨울들도 녹아 흐릅니다.

이러한 시간에 나의 다가올 겨울은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조금 덜 힘들기를 소망합니다.

꼭 이루어져야 할 것들은 올 해 마무리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스름한 새벽, 아직 처연한 하현달이 희미하게 보이고, 깜박이며 흔들리는 작은 별들이 여명과 함께 아스라이 사라지는 찰나의 시간속에서 작은 골목길을 돌아 스산한 바람이 스쳐가고, 마스크를 올려쓴 알지 못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바쁜 걸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비가 내리는 이른 새벽에 걷고 있는 나는 작은 우산 하나에 비듣는 소리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 산길 등산로에 접어들었습니다.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 일도 없는, 참으로 무료하고 예정된 일 없는 고요하고 조용한 일요일 아침이 얼마나 행복한 지 말입니다.

작년 이 맘 때 송년회를 한다고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이들과의 즐거운 수다가 지금에와서 보니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말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주어진 그 때 감사하게 받고 느끼고 즐겨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무가 자라서 가지가 많아지고, 뿌리가 깊어지면 바람에도 더 크게 흔들리고, 크고 작은 많은 일이 더 생기는 법입니다.

그러니 나이가 들수록 걱정이 더 많아지고, 해결되지 않은 일들로 불면의 밤을 보내는 일도 잦아지고, 아이들과 가족들의 여러 안위로 인한 불편감도 더 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행복한 오늘은 언제 올지 기약이 없게 되네요.

 

작은 것 하나, 조그만 여유 하나,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병원에서 의사생활을 하다보니 해결되지 않은 것들로 인해 환자부부와 같이 고민하고 위로하며 한 걸음씩 종착역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오늘도 아가를 기다리면서 긴 여행을 하고 있는 난임 부부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도 합니다. 

댓글목록

jane131214님의 댓글

jane131214 작성일

넘흐넘흐 감동되는 이야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