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목포에서 온 젊은 새댁의 초음파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양쪽 난소에 커다란 물혹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고 있었느냐 말씀 드렸더니 " 목포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기다리면 없어진다"라고 했다고 한다. 심한 하복통을 안고 몇 달을 기다린 그녀는 수심이 가득했다.
복강경이나 개복수술 없이도 질식으로 가느다란 침을 넣어 낭종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낭종액은 조직검사를 맡겨 그 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몇달간 고통과 근심속에 지냈을 환자를 생각하니 안쓰러울 따름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한 시간 정도 누워계시다가 너무도 편안해진 모습으로 환자분은 댁으로 돌아가셨다.

가끔 아가씨나 결혼 후 아기가 없는 상태에서 난소나 나팔관에 대한 수술을 하는 분들을 보곤 하는데 불임 전문의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나팔관 등에 대한 복강경 수술은 나팔관과 인접해 존재하는 난소의 혈류공급을 나쁘게 만들어 나중에 배란되는 기능에 심대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고, 나팔관이나 난소 모두 생식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기관이라 될 수 있으면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혹이 발견되었다고 그 혹을 무조건 제거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초음파를 제대로 배운 산부인과 선생님이라면 양성혹과 악성을 쉽게 구분할 수 있고, 피검사 등의 선별검사도 먼저 실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크기 형태, 위치, 유착이나 고착 여부등을 토대로 해서 수술적인 처치보다 질식 흡인술을 시행할 경우, 난소의 조직 유실 없이, 난소낭종 즉 물혹도 없어지고, 정체도 알 수 있고, 상처나 구멍을 복부에 내야하는 수술을 안해도 된다. 또한 10분내에 끝나고 바로 귀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직장인이나 시간이 없는 분들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뱃속에 혹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쉽게 잠이 오는 분은 드물 것이다. 더군다나 임신도 되지 않는 불임여성이라든가, 몇 년간 초음파를 봐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크기가 증가하는 물혹을 가지신 분들이야 오죽 걱정이 많으랴.

값비싼 복강경수술 대신 간편하고, 확실하고, 입원이 필요없는 질식 난소낭종 흡인 배액술이 그 자리를 차지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자궁근종 역시 수술이 아닌 고주파레이져 침으로 근종자체만 태워서 날려버리는 근종용해술이 도입되어 복강경 수술을 대신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