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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ssay


에세이

[시] 물처럼 산처럼 혹은 바람처럼.

본문

물처럼 산처럼 혹은 바람처럼. 2002-05-13


김동원

맑은 물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마침내 가장 이질적인 다른 것들과도 흔연히 섞여 인내할 수 있는 맑은 물처럼 살게 하여주소서
시작은 작은 소천이었으나 인내하여 받아들임으로 대하가 되어 흐르는 맑은 물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푸른 산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연초록 산자락 굽이져 흐르다 계곡으로 구릉으로 이렇게 저렇게 편안히 자리잡은 푸른 산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벌거벗은 겨울의 고통을 이기고 한방울의 빗물도 결코 아깝지 않게 품어 푸르게 푸르게 안개되어 흐르는 저 산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들풀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잦은 서리와 추위속에서 홀로 제 몸 녹여 지켰다가 이른 봄 가장 먼저 기지개로 인사하는 들풀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익명에 익숙하여 자만없고 캐어 가꾸지 않고 버리어졌다 슬퍼 죽지않는 기개로 정겨운 들풀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구름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초여름 낮게 대기를 응시하다 갈구함에 풍요로이 가진 물들 내어 주는 구름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살겨운 강아지마냥 하얀 솜털로 겨울둥이 봄맞이 나온 오후시간에 작은 그늘로 얼굴 내미는 구름처럼 살게 하소서
바람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뒷산높이 산책나온 할아버지 젖은 이마에 시원한 청량제처럼 수염자락에 흔들리는 즐겁게 기다려지는 바람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만선의 돗대를 밀어 사람을 살리어 먹이고 하얀눈의 겨울 시골집 여물죽 내음 전해 새벽이 열림을 알리는 싱그런 바람처럼 살게 하여 주소서

기꺼이 사람으로 살면서 물이며 산이며 들풀이며 구름이며 혹은 바람처럼 자연에 눈 돌리고 자연에 마음을 열어 가진 것 지키려 울부짖으며 사는 순간에
가장 깨끗한 것들로 정화되어 웃으며 순수하게 살게 하여 주소서
가끔은 내어주는 것이 더 아름답고 기분좋은 일이니
양보하고 베풀어 흔쾌히 웃어볼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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