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성의 정밀형태검사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성의 난소반응이나 난관개통여부 못지않게 남성의 정액내의 정자의 형태적인 면이 임신 성공에 중요하다는 것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몇 가지 중요한 관점에서 정밀형태검사를 꼭 해야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1. 맨발의 기봉이 영화 맨발의 기봉이는 약간 지능이 떨어지는 순박한 청년으로 아주 달리기를 잘 하며, 달릴 때의 자세 또한 아주 좋습니다. 헬리콥터에서 마라톤을 생중계하던 아나운서 눈에는 최고의 레이서로 보이지만 결코 기봉이는 결승선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열심히 달리다가 오버페이스를 하던지, 다른 곳에 눈을 팔다가 넘어지게 되지요. 또 나중에 인터뷰를 해보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란 것이 발견되겠지요. 형태적으로 정상이 아닌 정자 역시 난자의 외피를 뚫고 안으로 들어가 난자의 염색체와 결합할 가능성이 극히 낮습니다. 정자 머리에는 난자를 뚫고 들어가는 특수한 효소가 있는데 이런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또한 꼬리 등에 기형이 있을 경우에는 추진력이 없어서 결합하기 위해 난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됩니다.
2. 일반적인 정액검사의 허와 실 폄하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며, 일반 산부인과, 비뇨기과에서는 대개 400배로 확대하여 정액검사를 하고 있으며, 이 배율로는 정자머리내의 공포가 있는지 여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공포가 있으면 난자를 뚫고 들어갈 수가 없는데, 이를 알기 위해서는 불임전문병원에 비치되어 있는 6000배 고배율 초정밀 현미경세트가 필요합니다. 이는 2002년 바르투프 등의 과학자들이 발표한 논문 등으로 이미 입증되어 있으나 불임전문병원외에서 몇 안되는 정액검사 환자를 위해 고가의 초정밀 현미경을 도입하고, 숙련된 연구인력을 갖춘다는 것 자체가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는 것이라 결국 정밀 정액검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일반적인 정액검사는 400배 정도 배율에서 정자에 특수한 염색 등을 하지 않고 운동성과 숫자 등만 확인하는 것에 불과해서 실제 기능을 하는 정자가 몇 %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반쪽짜리 검사인 셈입니다. 이는 마치 1만명이 지키는 성을 공격하려 2만명의 군사가 동원됐는데 2만명 중 실제 활 등의 무기를 가진 이는 300명에 불과하다면 그 성을 빼앗을 수는 없는 노릇일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정액검사는 대장에게 이렇게 보고하는 것이라 볼 수 있지요. “2만명이 1만명 물리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라고. 장수가 무기의 갯수를 물어보는 순간 그는 이 전투에서 이길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굳이 손자병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보급과 무기없이 이길 수 있는 전투가 없듯이, 정액검사 역시 난자와 실제로 결합할 수 있는 정자의 절대적인 개수를 파악하지 않고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것입니다.
3. 농정액증이 뭐죠? 정액에서 백혈구가 섞여 나오는 현상을 농정액증이라고 하며, 비뇨기과적으로는 전립선염, 고환이나 부고환염, 요도염 등 염증을 동반한 감염을 의심해 항생제 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농정액증이 실제로는 감염보다는 정서적인 스트레스, 고온작업환경, 심한 육체적인 피곤함등이 오랜시간 동안 축적되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항생제로 나을 병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정액 내에 백혈구가 섞여있는 것은 이렇게 비유가 가능합니다. 테러가 예고된 시청앞에 전경차가 빽빽이 들어차 있고, 열심히 감시를 해서 결국 테러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이상 전경차가 주차한 그 도로는 심한 악취,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되지요. 백혈구는 우리 몸의 경찰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고환내 정자와 섞여 있다보면 정자의 염색체를 분절화해서 못쓰게 만들어 버리는 산화산소를 뿜어내어 불임을 유발하게 됩니다. 전경차의 매연이 도로를 새까맣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그러므로 항생제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이 경우는 산화산소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항산화효소, 즉 비타민 C, E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4. 그럼 형태가 명%이면 정상인가요? 인류는 원시시대 때부터 하등동물과 다르게 기형정자를 많이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배란기 때 관계한 남성의 정액이 자궁경부내로 들어가면 15%정도만 특공대가 되어 전속력으로 나팔관으로 난자를 만나러 가고, 나머지 85%정도는 자궁경부에 머무르면서 기형적인 요소들로 인해 서로 엉겨서 바리케이트를 구성, 이 후 관계한 남성의 정액이 그 바리케이트로 인해 더 이상 전진이 되지 않아 결국 첫 관계한 남성 또는 기형정자가 일정수준이 되어 방어막구실을 해준 남성의 정자만이 수정에 성공 후대에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게 되는 것입니다.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진 진화의 산물인 기형정자의 비율이 요즘은 지나치게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상정자 4%미만이면 정상임신은 거의 불가능하며, 2%미만에서는 보고된 예가 없으므로 이 경우는 반드시 시험관아기시술을 해야 합니다. 정상정자가 5~14% 정도라면 인공수정시술 및 자연임신 시도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6%미만이면 인공수정을 추천하며, 이도 2회 시도해서 안되면 바로 시험관아기시술로 선회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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