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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Medicine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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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면역학적 인자도 불임에 영향을 미칩니다.

본문


면역체계란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이나 미생물,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여러 단계의 자연 방어 기전을 말합니다. 면역체계는 먼저 자신의 체내 세포와 밖에서 들어온 세포를 구분한 다음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침입세포를 기억했다가 나중에 다시 똑같은 세포가 공격을 하면 이미 만들어 놓은 항체를 이용해서 우리 몸을 보호해 줍니다. 그런데 간혹 이 체계가 고장을 일으켜 감염 유발 인자가 체내에 들어와도 공격을 하지 않거나, 오히려 자신의 체내 세포를 외계의 침입물질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전신성 홍반성 낭창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생기는 이유가 바로 면역체계의 이상 때문입니다.
또한 면역체계는 인간의 생식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배란과 수정이 일어나는 시기에 여성의 몸에서 분비되는 염증세포와 여기서 나오는 여러 물질들이 배란과 수정란이 착상할 수 있도록 자궁내막을 준비시키는데 관여하는데,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이러한 정상적인 생식과정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불임증이 야기 됩니다. 앞 장에서 말씀드린 원인 불명 불임증의 약 20%정도 역시 면역체계에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어떤 면역인자가 불임증을 유발하는지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정자에 대한 자가 항체는 불임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면역 이상임이 이미 밝혀져 있습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사정되기까지 지나는 통로는 아주 세포들의 간극이 아주 치밀해서 면역세포가 들어올 수 없습니다. 만약 이 통로가 정관수술 등에 의해 일부라도 파괴되어 면역세포와 정자간의 접촉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 몸은 자신의 정자를 이물질로 간주하고 정자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게 되는 것입니다.
항정자항체가 체내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은 정상 남성의 경우 약 1% 정도인데 반해 불임증 남성의 경우는 10% 정도로 상당히 높습니다.
또한 남성생식기에 수술을 한 경우에는 그 발현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하는데 정관복원술을 받은 경우의 약 70%에서 항정자항체가 발견됩니다.  이에 반해 불임여성의 경우 항정자항체가 만들어질 확률은 5%미만으로 남성에 비해 낮습니다. 그러나 어떤 여성들이 항정자항체가 만들어질 위험성이 높은지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정자가 지나는 통로를 파괴하는 모든 상황이 항정자항체가 만들어질 위험성을 높이게 됩니다. 항정자항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발요인 표)
유발요인이 이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남성들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항정자항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불임증 남성은 잠재적으로 항정자항체가 만들어질 위험성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며, 불임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검사를 할 때는 반드시 이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진단을 위한 여러 가지 검사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항정자항체가 불임의 원인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밖에 습관성 유산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자가 항체로 항인지질항체가 있습니다. 이 자가 항체는 처음에 전신성 홍반성 낭창 환자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발견되었지만, 다른 관절염 환자나 심지어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항체는 습관성 유산 환자의 10~15%에서 나타나며 이 항체를 가지고 있는 임신여성이 전혀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90%가 유산되어 버립니다. 그 이유는 항인지질항체가 있는 경우 혈관 내에 혈전증이 유발되어 혈액의 순환을 방해함으로써 태아가 충분한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반복적인 유산이나 태아사망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은 정맥이나 동맥에 혈전이 형성되거나, 최소한 두 번 이상의 유산을 경험한 여성에게서 검사 소견상 항인지질 항체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문제는 이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자가 항체들이나 밝혀지지 않은 다른 항체들이 수정란이나 정자, 또는 임신을 위해 필수적인 다른 요소들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배아의 발달이나 착상, 지속적인 성장의 전 과정을 방해하여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항인지질항체는 임신한 여성에게도 임신성 고혈압, 혈전증등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면역체계의 이상은 불임증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통상적인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아 원인 불명의 불임증으로 간주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유산의 경험이 두 번 이상 있으면서, 유산된 태아가 특별한 염색체 이상이 없는 정상 소견을 보이면서 여성의 나이가 임신이 충분히 가능한 35세 이하인 경우에는 면역학적 원인의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셔야 하며, 이런 경우는 일반 불임클리닉보다는 체계화된 습관성 유산 전문 클리닉을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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