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희망 산부인과

커뮤니티Community

Customer고객센터

062-361-3344

월화수금
AM 08:30 ~ PM 05:00

목토
AM 08:30 ~ PM 12:30
점심시간
AM 12:30 ~ PM 02:00 (목,토는 점심시간 없이 진료)

일요일/공휴일은 휴진,
자세한 휴진일정은 진료안내 참조

의학칼럼 Medicine column

※ 이전처럼 자세한 성공사례를 올리는 것이 의료법 저촉 소지가 있어 부득이하게 임신된 사실과 축하글만 올립니다.
   양해 바랍니다.
 
 
의학칼럼

어린이날이 눈물나는 사람들(불임증)

본문

앗! 반갑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오래전 같이 일하던 분이 우리 병원의 밝은 수술방 테이블에 누워서 나를 본다.
마취과를 전공했던 그 분은 수술실의 간호사와 결혼한지 4년째다.
산부인과 병원의 수술실에 남자가 누워있는 경우는 단 한가지 "불임증" 때문이다. 그 외에 산부인과에 남자가 올 일이 무에 있겠는가.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고 여러번의 수술을 했다던 선생님은 나를 처음 만났던 대학병원에서도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었다. 나는 장애인들의 대인기피증과 자기피해의식으로 인한 행동들을 인턴과 전공의 시절 병원내에서 많이 경험했었다. 우울증과 적응 장애로 고생하는 이들의 가슴은 이미 탈 대로 타서 심한 공격적 행동과 적대적인 반응이 몸에 배어있어 나를 놀라게 하곤 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그 선생님은 그런 분들과는 달랐다. 여느 정상인과 똑같이 사고하고 생각하고 행동했으며 그런 점이 나를 편견과 독선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는 자신의 전공에서 열심히 배우고 일했으며, 지금 한 지방병원의 마취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 그가 나와 산부인과의 수술실에서 환자와 의사로 만나게 된 것이다.
"어! 오랫만이야"
"그래 잘 지냈냐? 내가 꼴이 조금 우습지?"
"아니~뭘, 난 oo인줄도 모르고, 아참 그리고 보니 밖에 낮익은 여자분이 아내되시는 분이었군...... 세월이 많이 지났지.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럴수도 있지 뭐"
짧은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 선배는 마취에 들어갔고, 우리는 고환조직을 여러군데서 떼어내서 정자세포를 찾는 작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한 하나의 정자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요즘의 의학기술의 발전속도는 하나의 정자만으로도 난자와 인위적으로 수정을 시켜서 임신에 이르게 할 수는 있으나, 아예 정자가 없는 경우는 방법이 없다. 다른 남자의 정자를 이용하던지,입양을 하는 수 밖에는......
그는 마취에 들기전에 이렇게 말했었다.
"솔직이 반반이야. 4년 동안 노력했는데 임신은 안되고. 난 어린이 날이 두렵다. 휴우~"
떼어낸 고환조직은 병리검사를 맡기기로 했다. 최종적인 진단은 그 병리검사 결과에 달려있지만 경험으로 보아 아예 정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듯 했다.
밖에서 기다리던 선생님의 아내는 나를 알아보곤 민망함과 당혹스러움과 창피함이 뒤섞인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난 결과를 솔직이 말해줄수 밖에 없었고, 그녀의 눈에 맺히는 눈물을 피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난 아들만 둘이 있다.
서로 싸우고, 말 안듣고, 여기 저기 다쳐서 들어올 때는 화도 나지만 난 그저 행복한 사람이다.
어린이 날에 베풀어줄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우린 모두 계단을 오른다. 어떤 이는 다른 이들의 계단처럼 높이가 일정하지 않다고 투덜대고, 계단수가 너무 많다고 투덜대고, 계단에 이런저런 돌맹이며, 쓰레기가 많아서 불편하다고 투덜댄다.
우리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저 계단의 끝이 어디인지를...... 그리고 지금 좋아보이는 이 길이 진정 마지막까지 좋은 선택이었는지도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어제 그 선배의 한숨과 선배 아내의 눈물을 보면서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운 좋게 지니고 살아가고 있음을 가슴깊이 느낀다.
그리고 오늘 어린이 날 병원 당직인 관계로 아침부터 나와 외래를 보는 나에게 찾아오는 많은 불임부부들에게 나보다 더 많은 행복과 기쁨을 다음 어린이 날에는 당연한 권리로 느끼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야 하기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