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인 줄 모르고 감기약을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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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 입력 2010.02.10 07:28
[쿠키 건강] "임신인 줄 모르고…". 진료실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임신부들로부터 흔하게 듣는 이야기이다. "임신인 줄 모르고 감기약을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큰 애가 다쳐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는데, 임신인 줄 모르고 촬영실에 같이 들어갔어요. 어쩌죠?" 등등.
소변검사로 임신이 확인되거나, 월경이 늦어져 혹시 임신인지 의심이 들기 전까지는 임신의 증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임신부들은 임신인 줄 모르고 약을 먹거나 방사선에 노출되기 쉽다.
얼마 뒤 임신이 확인되면, 임신했다는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몇 주 전의 방사선 검사나 약물 등이 떠오르며 혹시 아기에게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레 겁을 먹고 낙태까지 심각하게 고려하는 임신부들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약물이나 방사선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장되고 그릇된 정보 때문이다.
#사례1. 임신 중 X-선 검사를 받아 고민 중인 A씨
태아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정신지체, 성장지연, 기형, 암 등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단순 X-선 검사나 기타 대부분의 방사선 촬영의 방사선 조사량은 태아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아주 소량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흉부 또는 복부의 X-선 촬영, 골절에 의한 X-선 촬영 등 대부분의 방사선 검사는 단 한 번의 검사로는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으며, 특히 '임신인 줄 모르는' 임신 8주 이전에는, 같은 량의 조사량에도 태아에 미치는 위험도가 훨씬 더 낮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컴퓨터단층촬영(CT)도 일반적으로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임신 중에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 더 안전하다.
즉 임신 중에 가능하면 방사선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필요한 경우 촬영 전에 전문의와 상의하면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흔히 하게 되는 검사는 아니지만 X-선 투시검사(지속적인 방사선 촬영을 통해 수술이나 처치를 받기 위한 검사)와 혈관조영술의 경우에는 방사선량 측정이 어렵고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임신 중에는 촬영이 제한하며,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 검사도 임신 중에는 할 수 없다.
#사례2. 임신 초기 증상을 감기로 잘못알고 감기약을 복용한 B씨
특정 약물을 임신 중 복용시 태아에게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약물 때문에 기형이 유발된 경우는 굉장히 드문데, 태아에게 치명적인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의 종류 자체도 적을뿐더러, 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복용하는 감기약, 소화제, 위장약 등은 대부분 태아에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희박한 약물에 속하기 때문이다.
기형유발약물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여성이 흔히 복용하는 약물이 아니다. 내과, 신경과, 정신과 등의 질환이 있어 약물을 장기 복용해야 하는 경우, 임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을 변경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
여드름 약 중에는 이소레티노인(isoretinoin)은 태아에게 기형을 일으키나, 처방전에 임신이나 임신 계획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게 되어 있으므로, 임신부가 복용하게 되는 일은 드물다. 다만 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복용 후 6개월까지는 피임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부들이 궁금해 하는 또 다른 사항으로 임신 중의 초음파 검사와 예방 접종이 있다. 산전 진찰 중 보통 수차례 이상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는데 초음파가 태아에게 해를 주지는 않는지 걱정하는 임신부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어떤 임신부들은 혹시라도 태아에 영향을 줄까 걱정되어 초음파 검사를 일부러 거부하기도 하는데, 산전 진찰을 위한 초음파 검사는 질초음파, 복부초음파, 입체초음파 등 모두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종플루가 유행해 임신부들이 많은 걱정을 했고, 또 예방접종도 받았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임신 중에 맞아도 된다. 임신부가 아닌 사람들과 동일하게 접종이 가능한 간염, 광견병 백신 등도 있지만, 풍진, 수두, 홍역, 볼거리 등 생바이러스 백신은 임신 중에는 접종을 하면 안 된다.
또 임신 중 금기는 아니지만, 필요시 손익을 고려해 주의 접종하는 백신도 있는데 장티푸스, 황열, 일본뇌염, 콜레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흔치는 않지만 임신인 줄 모르고 간혹 이런 예방접종을 한 임신부들을 볼 수 있는데 임신 중 금기에 해당하는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임신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풍진 예방접종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임신부가 접종시 아기가 선천성 풍진 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고는 하나 실제로 보고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이러한 경우에도 꾸준하고 계획된 산전 진찰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약물복용이나 방사선 검사는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임신 초기에 모르고 시행한 X-선 검사, 모르고 복용한 감기약, 소화제 등 일반적인 용량에 노출되는 정도로는 태아에게 위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방접종과 초음파 검사 역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이 임신 중 필요한 초음파 검사나 예방접종은 받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마냥 걱정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의사와 상담을 하거나 마음을 편하게 갖고 앞으로의 임신 기간 동안 계획된 스케줄대로 산전 진찰을 꾸준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임기 여성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상황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임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약물 또는 검사 등에 주의하며 기타 음주 또는 흡연 등의 생활 습관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소변검사로 임신이 확인되거나, 월경이 늦어져 혹시 임신인지 의심이 들기 전까지는 임신의 증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임신부들은 임신인 줄 모르고 약을 먹거나 방사선에 노출되기 쉽다.
#사례1. 임신 중 X-선 검사를 받아 고민 중인 A씨
태아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정신지체, 성장지연, 기형, 암 등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단순 X-선 검사나 기타 대부분의 방사선 촬영의 방사선 조사량은 태아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아주 소량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흉부 또는 복부의 X-선 촬영, 골절에 의한 X-선 촬영 등 대부분의 방사선 검사는 단 한 번의 검사로는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으며, 특히 '임신인 줄 모르는' 임신 8주 이전에는, 같은 량의 조사량에도 태아에 미치는 위험도가 훨씬 더 낮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컴퓨터단층촬영(CT)도 일반적으로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임신 중에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 더 안전하다.
즉 임신 중에 가능하면 방사선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필요한 경우 촬영 전에 전문의와 상의하면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흔히 하게 되는 검사는 아니지만 X-선 투시검사(지속적인 방사선 촬영을 통해 수술이나 처치를 받기 위한 검사)와 혈관조영술의 경우에는 방사선량 측정이 어렵고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임신 중에는 촬영이 제한하며,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 검사도 임신 중에는 할 수 없다.
#사례2. 임신 초기 증상을 감기로 잘못알고 감기약을 복용한 B씨
특정 약물을 임신 중 복용시 태아에게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약물 때문에 기형이 유발된 경우는 굉장히 드문데, 태아에게 치명적인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의 종류 자체도 적을뿐더러, 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복용하는 감기약, 소화제, 위장약 등은 대부분 태아에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희박한 약물에 속하기 때문이다.
기형유발약물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여성이 흔히 복용하는 약물이 아니다. 내과, 신경과, 정신과 등의 질환이 있어 약물을 장기 복용해야 하는 경우, 임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을 변경하거나 조절할 수 있다.
여드름 약 중에는 이소레티노인(isoretinoin)은 태아에게 기형을 일으키나, 처방전에 임신이나 임신 계획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게 되어 있으므로, 임신부가 복용하게 되는 일은 드물다. 다만 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복용 후 6개월까지는 피임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부들이 궁금해 하는 또 다른 사항으로 임신 중의 초음파 검사와 예방 접종이 있다. 산전 진찰 중 보통 수차례 이상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는데 초음파가 태아에게 해를 주지는 않는지 걱정하는 임신부들을 간혹 볼 수 있다.
어떤 임신부들은 혹시라도 태아에 영향을 줄까 걱정되어 초음파 검사를 일부러 거부하기도 하는데, 산전 진찰을 위한 초음파 검사는 질초음파, 복부초음파, 입체초음파 등 모두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종플루가 유행해 임신부들이 많은 걱정을 했고, 또 예방접종도 받았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임신 중에 맞아도 된다. 임신부가 아닌 사람들과 동일하게 접종이 가능한 간염, 광견병 백신 등도 있지만, 풍진, 수두, 홍역, 볼거리 등 생바이러스 백신은 임신 중에는 접종을 하면 안 된다.
또 임신 중 금기는 아니지만, 필요시 손익을 고려해 주의 접종하는 백신도 있는데 장티푸스, 황열, 일본뇌염, 콜레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흔치는 않지만 임신인 줄 모르고 간혹 이런 예방접종을 한 임신부들을 볼 수 있는데 임신 중 금기에 해당하는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임신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풍진 예방접종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임신부가 접종시 아기가 선천성 풍진 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고는 하나 실제로 보고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이러한 경우에도 꾸준하고 계획된 산전 진찰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약물복용이나 방사선 검사는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임신 초기에 모르고 시행한 X-선 검사, 모르고 복용한 감기약, 소화제 등 일반적인 용량에 노출되는 정도로는 태아에게 위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방접종과 초음파 검사 역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이 임신 중 필요한 초음파 검사나 예방접종은 받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마냥 걱정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의사와 상담을 하거나 마음을 편하게 갖고 앞으로의 임신 기간 동안 계획된 스케줄대로 산전 진찰을 꾸준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임기 여성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상황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임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약물 또는 검사 등에 주의하며 기타 음주 또는 흡연 등의 생활 습관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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