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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Medicine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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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내일신문]불임증 극복 그 첫단추-생활습관 바꿔야 임신이 됩니다.

본문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P대리는 거의 하루 종일 담배를 입에 물고 생활하는 애연가입니다. 게다가 회전의자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며 생활하다보니 거의 운동도 못하고 하루를 살곤 하였습니다. 결혼 3년차인 이 부부는 늦게 결혼했기 때문에 바로 아기를 가지려고 시도하였으나 임신이 되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 남성불임증으로 진단 받고 치료를 하시다가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먼저 금연해 주실 것을 권했습니다. 더불어 적당한 운동을 병행해서 생활방식을 바꾸어야 임신이 잘 될 것이라는 말도 해 드렸습니다. 물론 요즘의 기술로는 정자가 단 한 마리만 있어도 이를 인공적으로 난자에 집어넣어 수정을 시킬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정자의 양이나 운동성, 형태들이 정상적이어야 기본적인 부부생활에서 자연적으로 임신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생활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자신의 문제가 교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 이야기입니다.
생활 습관이라는 것은 사실 굉장히 포괄적이고 애매한 말입니다. 의, 식, 주를 포함한 기호식품 섭취, 운동, 인간관계 등 인간 삶의 방식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과 한 인간의 생활 습관 속에는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술과 담배는 임신에 백해무익한 대표적인 것들입니다. 젊은 여성에서의 흡연은 배란장애 및 배란되는 난자의 이상을 유발할 수 있게 되어 결국 가임능력을 떨어뜨리고 자연유산율을 증가시키는 등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은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합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젊은 여성들이 임신을 시도할 경우 주기 당 성공률이 38%인 반면 흡연여성의 임신 성공률은 20%에 불과합니다. 또한 흡연여성은 일 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비 흡연 여성에 비해 3~4배나 높습니다. 그러므로 흡연을 하면 임신 전에는 임신이 쉽게 되지 않을 뿐더러, 임신 후에는 유산이나 조산 등 태아에게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흡연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불임의 중요한 원인으로도 생각되고 있습니다.
정자 수가 평균치 이하인 경우 흡연 남성이 비흡연 남성에 비해 불임 가능성이 6배나 높습니다. 게다가 정자 수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담배를 피우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불임률이 16% 가량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담배를 피우는 남성의 불임률이 높은 이유는 흡연 남성들은 정자수가 비 흡연 남성에 비해 13~17% 정도 적으며, 비정상 정자 역시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백해무익한 담배, 아기를 갖고 싶으시면 담배부터 끊어야 합니다.

5. 술을 끊어야 하나요?
경상도 출신인 33세의 김 모씨는 나이에 비해 굉장히 동안이면서 미인으로 기억됩니다. 진료실 밖에서 기본적인 질문을 하는 란에는 기록되 있지 않았지만, 제와 상담중에 술을 즐긴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드시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상상외로 드시는 양이 많았으며, 거의 습관화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이 분은 결혼 6년차였으며 아가씨적에 임신을 두 번 하신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차성 불임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며, 남편의 정액검사 소견은 극히 정상이었고, 아내 역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여자에게 습관적 음주가 임신율을 감소시킨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금주해 줄 것을 권유하는 한편 적절한 치료법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개월 후 반신반의하였지만 다행히 김모씨는 완전히 금주에 성공하였고, 얼굴빛도 좋아보였습니다. 두 어번 정도 먹는 약을 통한 배란유도를 통해 이 부부는 쉽게 임신에 성공하였습니다.
이와같이 적당한 양의 술은 분위기를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성적욕구를 항진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을 하는데 있어 심리적, 정서적 원인이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술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은 맞습니다.
다만 과음이나 폭음 그리고 장기간의 음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손상이 있는 경우는 임신에 결코 좋지 않으므로 술의 과용 역시 삼가야 할 것입니다.
요즘의 사회는 남녀가 평등한 시대라고 술자리에서도 ‘남녀가 따로 있느냐’며 여성에게도 술을 똑같이 권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술 마시는 데 있어 ‘여자이니까’라는 말은 의학적으로 일리 있는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은 상대적으로 여성에게 더 나쁘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지방의 비율이 높고 수분량은 적어 똑같이 술을 마셔도 체내 알코올농도가 더 높아집니다. 술은 지방과는 상관이 없으며 체내의 수분과 섞이기 때문입니다.
또 여성은 대체로 알코올분해효소가 남성보다 적게 분비되므로 같은 술을 먹어도 여성의 간이 빨리 나빠지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남자보다 5배 정도 높습니다.
알코올은 여성의 호르몬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생리 불순이나 생리통을 유발하며 불임과 조기 폐경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술을 마시게 되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매 주기 당 임신율이 50%이상 감소합니다. 커피 속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술의 부정적인 영향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여성이 음주까지 할 경우 임신율은 10.5%로 그렇지 않은 여성의 주기 당 성공률보다 20%정도 낮습니다. 그러므로 임신을 원하시면 커피를 하루에 한 잔 정도만 드시고, 술과 곁들여서 커피를 마시는 일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카페인은 커피 뿐 아니라 차, 녹차, 초콜렛, 코코아등에도 함유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음료수에도 간혹 첨가물로 들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임신 중 음주는 더욱 문제가 큽니다. 유산과 사산, 저체중아 출산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신 초기의 음주는 ‘태아 알코올증후군’의 원인입니다. 이런 아기는 자라서 평균 지능지수 70정도로 평생 학습장애가 나타나며 안면기형과 심장기형, 성장 발달장애를 보이게 됩니다. 조금은 마셔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지만 임신 중 음주의 안전한 한계는 아무도 알 수 없으므로 금주하시는 것이 여러 위험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길입니다.
다량의 음주는 오히려 성기능을 억제합니다. 과음을 할 경우 남성은 발기 장애를 경험하게 되는데, 술이 깨면 정상이 되곤 하지만 반복되면 고질적인 임포텐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남성호르몬 생산을 방해하여 불임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술도 담배와 마찬가지로 임신을 원하시는 부부들에게는 결코 가까이 해서는 안 될 기호식품이라고 하겠습니다.
6.과배란 유도를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
지방병원의 간호사인 김씨는 결혼 5년차로 작년 봄 처음 병원에 내원해서 검사를 한 결과 자궁경부에 항정자항체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자연 주기 하에서 배란유도를 한 후몇 차례 인공수정을 하였으나 임신이 되지 않아 과배란 유도 및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하였습니다. 과배란 유도과정에서 맞는 주사약이 인위적으로 폐경을 유도하기 때문에 아내분이 힘들어 하기는 하였지만 난자가 15개가 채취되어, 그 중 11개에서 수정이 일어나 4개만 자궁내 이식을 해주고 나머지는 동결보존을 하였습니다. 동결보존이란 한 주기에서 쓰고 남은 배아를 아주 낮은 온도에서 얼려두었다가 다음 주기에서 다시 녹여 임신을 시도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첫 시도에서는 임신이 되지 않았지만, 얼려두었던 배아를 실험실에서 녹여 다시 배아를 이식한 결과 그렇게도 바라던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는 두 번만에 임신에 성공한 사례이지만, 대개는 이 보다 여러 번의 주기를 겪어야 하고, 제 경우에는 13번 과배란 유도를 한 끝에 임신에 성공한 분도 계십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험관 아기라는 용어로 더 잘 알려진 체외수정술은 1978년 영국에서 처음 체외수정을 통해 아기가 태어난 이래 이제는 매년 수천 명의 아기들이 이 방법을 통해 태어나고 있습니다.
체외수정을 간단히 정의하면 여성의 난자를 인위적으로 채취한 다음 특수한 배지에서 남편의 정자와 수정을 시켜 2~6일 사이에 수정란을 여성의 자궁내로 이식하는 기법입니다.
체외수정이 주된 적응증은 양쪽 나팔관이 없거나 손상이 심하여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였으나 점차 심한 남성불임증이 있는 경우, 2~6회 이상의 배란유도와 자궁내 인공수정에 실패한 경우, 여성의 나이가 38세 이상일 경우, 면역학적 원인에 의한 불임, 자궁 내막증 등 다른 불임증의 궁극적인 치료책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개 성공률은 주기 당 30~40%정도입니다.
하지만 대상 여성의 나이나, 불임증의 원인, 시술자의 경험이나 숙련도 등에 의해서 조금씩 차이가 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35세 이하의 여성의 경우 체외수정 주기 당 성공률이 41%인데 반해, 35~37세 사이는 35%로 약간 감소하고 38세 이상의 여성의 성공률은 24%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한 번에 임신에 성공한다는 생각보다는 담당의사와 자세한 상담을 통해 체외수정술의 과정을 잘 이해하고, 부부간에 친밀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격려해가면서 심적 부담감을 없애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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